[시로 읽는 책 128] 권정생
하늘이 내린 빛을 글로 쓰고
하늘이 빚은 아이들을 사랑하여
하늘숨 먹고 하늘로 돌아간 넋.
시골마을 작은 예배당에서 종지기로 있으면서 쥐와 함께 살던 아재는 어느덧 나이를 먹으며 머리카락이 한 올 두 올 빠지고 흰머리가 부쩍 늘어 할배가 됩니다. 처음에는 예배당 구석방을 얻어 아픈 몸을 이끌고 살지만, 나중에는 예배당과 등을 돌리고 혼자 밥을 먹고 풀이랑 벌레랑 하늘이랑 바람이랑 해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배당에 없는 하느님 목소리를 풀과 벌레와 하늘과 바람과 해한테서 듣고, 작은 방 이부자리에서 함께 겨울을 나는 쥐한테서 듣습니다. 이제는 하늘숨 마시는 하늘나라에서 하늘빛으로 파랗게 빛나는 별이 되어 살아갑니다. 4347.4.2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