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꽃망울 책읽기
지난해 우리 집 후박나무는 아래쪽 가지에서는 후박꽃이 거의 안 피었다. 안쪽 깊숙한 자리에서만 후박꽃이 피었다. 지난해에는 우거진 잎과 가지 사이에 묻혀 후박꽃을 거의 못 보았으나, 올해에는 아래로 낭창낭창 드리운 가지에도 꽃망울이 가득 맺혔다. 곧 꽃망울이 터지려고 한다. 비늘이 벗겨져 평상으로 떨어지고, 바람 따라 살랑이면서 고운 내음을 흩뿌린다. 사월 둘째 주로 넘어가는 후박꽃망울이 앙증맞고 어여뻐서 아이들을 불러 다 같이 꽃망울을 살살 어루만진다. 우리 집 마당에는 언제나 새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앞으로 더 많이 찾아와서 오래오래 머물겠구나. 4347.4.1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