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

 


풀이 자라 푸르게 뒤덮은
비탈 둑 도랑 길
흙이 쓸리지 않아요.

 

풀을 모두 뽑거나 베거나 약으로 죽인
논밭 둑 도랑 길
흙이 시뻘겋게 쓸려요.

 

풀이 옹기종기 돋은 곁에서
나무들이 싱그러운 잎
찰랑찰랑 노래해요.

 

풀이 없이 민둥민둥 헐벗은 데에서
나무들이 고단하여
잎은 시들고 뿌리는 기운 잃어요.

 

풀이 없으니 땅이 갈라지고
풀이 있으니 밥을 먹고
풀이 없으니 햇볕이 뜨겁고
풀이 있으니 해님이 포근해요.

 


4347.4.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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