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꽃 책읽기
은행꽃이 핀다. 푸릇푸릇 조그마한 잎이 터지면서 은행꽃도 조물조물 앙증맞은 푸른 빛깔로 피어난다. 은행나무 아래쪽 가지를 섣부리 치지 않으면 은행꽃이 피는 모습을 쉬 알아볼 테지만, 도시에서는 찻길을 따라 은행나무를 심기 마련이요, 동네에 심어도 자동차 드나들기 좋도록 아래쪽 가지를 죄 치니, 사람들은 은행알을 줍느라 바쁘더라도, 은행알이 맺기 앞서 은행꽃이 언제쯤 피는지 어떤 모양새로 피는지 생각하지 못하거나 살피지 못한다. 사월 첫머리에 고개를 내밀면서 웃는 은행꽃을 올려다보면서 나도 함께 웃는다. 4347.4.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