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65. 2014.4.1.
꽃밥을 먹는다. 아니, 풀밥을 먹지. 지난해 시월을 끝으로 새봄을 기다리던 돌나물을 드디어 뜯어서 풀밥을 먹는다. 통통하게 물이 오르기를 한참 기다렸다. 군침이 돌아도 입맛만 다시면서 더 올라오도록 기다렸다. 물이 한껏 오른 돌나물은 조그맣게 꽃망울을 맺으려 한다. 쑥처럼 쑥쑥 올라온 돌나물에 돌나물꽃 피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 꽃이 피어도 먹고, 꽃이 져도 먹는다. 꽃이 피려고 할 적에도 먹고, 언제나 즐겁게 톡톡 끊어서 먹는다. 돌나물과 함께 부추도 비로소 끊어서 먹는다.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한 싱그러운 풀내음이 온 집안에 감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