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거둔 내 사진기렌즈

 


  여러 해 즐겁게 잘 쓴 내 사진기렌즈가 그제 저녁에 숨을 거둔다. 여러 해 쓰는 동안 참 고맙게 잘 썼다. 이 렌즈를 쓰는 사이 내 디지털사진기 두 대가 숨을 거두었다. 그러니, 이 렌즈는 참 오랫동안 무척 많은 사진을 나한테 베풀어 준 셈이다. 얼마나 고맙고 애틋한가.


  그러께 형이 나한테 선물한 다른 렌즈가 하나 있다. 형이 준 렌즈가 있어, 사진을 못 찍는 일은 없다. 그렇지만, 렌즈 쓰임새가 달라, 어떤 모습을 찍어야 할 적에는 찍지 못한다. 사진은 이럭저럭 찍지만 찍어야 할 사진을 모두 찍지는 못한다. 렌즈를 하나 새로 장만해야 하는구나. 숨을 거둔 렌즈는 우리 사진책도서관 한쪽에 곱게 모셔야겠다. 4347.3.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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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03-21 14:14   좋아요 0 | URL
에공 많이 아쉬우시겠어요

숲노래 2014-03-21 20:45   좋아요 0 | URL
디지털사진기는 5만 장쯤 찍으면 자연스레 목숨이 다 되곤 해요.
렌즈도 비슷하답니다. 그런데 이번 렌즈는 10만 장 남짓 찍었으니
아주 오랫동안 저하고 한몸이 되어 주었어요.
고맙고 고맙답니다.

아무튼 수리비 견적을 알아보기는 해야겠지만
(예상 수리비 견적이 25만 원이라서...)
이대로 고이 우리 사진책도서관에서 쉬도록 해야지 싶어요.

참 애틋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