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 통째로

 


  헌책방에서 일하는 분들은 곧잘 ‘아도 치기’라는 말을 씁니다. 책방 한 곳이 문을 닫을 적에 ‘통째’로 넘겨받는다든지, 한꺼번에 많이 쏟아진 책을 ‘모두’ 사들인다고 할 적에 이런 말을 써요. 헌책방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아도’라는 일본말을 제법 널리 써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지 일흔 해 가까이 되건만, 이런 일본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셈인데, 어떤 분은 이런 말을 써야 무언가 말맛이 나고 말느낌이 확 와닿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말투에 익숙하거나 길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아이들을 생각해 봐요. 아이들한테는 일본말 ‘아도’를 쓸 수 없어요. 아이들한테는 “얘야, 이것 ‘다(모두)’ 너 줄게.” 해야 곧바로 알아듣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모두 아이가 되어야 말맛을 살리고 말빛을 밝힐 수 있습니다. 4347.3.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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