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평동 '평안 수채화의 집'을 지키는 그림할머니 박정희 님과 맺은
이야기가 사진으로 차곡차곡 모였습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게
살랑살랑 이은 인연이라고 느낍니다.
지난 2008년부터 만나서 틈틈이 사진으로 남겼어요.
박정희 할머님을 처음 안 때는 1995년이지만,
우리 식구가 할머님을 만난 때는 2008년부터입니다.
사름벼리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적부터 만나서
박정희 할머님한테서 곁님이 그림을 배웠고,
세이레 지난 뒤에 할머님한테 인사를 하러 찾아갔으며,
박정희 할머님이 사름벼리를 그림으로 그려 주었고(2008년 10월),
다 자란 사름벼리가 씩씩하게 할머님한테 인사하러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2014년 3월 6일에는
드디어 사름벼리가 할머니를 그림으로 그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할머님은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몸이 되셨고,
처음 뵐 적에는 함께 예쁜 골목집에서 그림도 그리고
우리 집까지 찾아오시기도 했지만,
이제는 수채화집에서 겨우 몸을 눕히기만 합니다.
게다가 그 좋아하시는 그림도 못 그리시는구나 싶어요.
그림할머님을 뵙지 못한 분들을 생각해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에 마주한 모습을
사진으로 갈무리해서 띄웁니다.
(최종규 . 2014)
박정희 할머님, 아무쪼록 하루하루 즐거운 나날로
봄내음 누리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