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3.12. 큰아이―아버지 그렸어

 


  “펜. 펜. 노랗고 뚜껑 까만 펜.” 하고 큰아이가 노래를 한다. 무얼 말하나 한동안 생각하다가, 내가 쓰는 볼펜을 달라는 뜻인 줄 알아챈다. 노란 몸통에 까만 뚜껑이 있는 펜을 큰아이한테 건넨다. 큰아이는 방바닥에 엎드려서 “아버지 그려야지.” 하고 말한다. 한참 슥슥삭삭 하더니 “자, 보세요.” 하면서 공책을 내민다. 아이가 내민 공책에 나오는 아버지는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묶고는 한손에 수저를 들고 밥을 차려 주는 모습이다. 한쪽에 ‘바다’라는 글도 적는다. 바다에 가고 싶다는 뜻이다. 일곱 살 사름벼리야, 너는 이제 그림에 글도 함께 넣을 수 있구나. 앞으로 밥을 한결 맛나게 잘 차려야겠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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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3-13 00:51   좋아요 0 | URL
참~~범상치 않은 그림입니다!
아버지의 모습을 벼리가 보고 느낀대로 잘 표현했네요~
일곱 살 어린이가, 이렇게 세련된 터치의 그림을 그리다니
참으로 놀랍고 즐겁습니다~~*^^*

숲노래 2014-03-13 01:07   좋아요 0 | URL
아이 스스로 아름답기에
언제나 아름답게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리면 그림에 아름다운 빛을
살포시 담을 수 있지 싶어요.
아이가 그림을 그릴 적마다
저도 곁에서 늘 즐거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