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는 졸졸졸

 


  서울마실을 하던 이른아침에 떠돌이 개가 졸졸졸 따라온다. 우리 집에 눌러앉아 한솥밥을 먹는 떠돌이 개가 내 뒤를 졸졸졸 따라온다. 읍내로 가는 군내버스를 타려고 우리 마을 어귀를 벗어나 이웃 봉서마을까지 걸어가는데 쉬잖고 따라온다. 얘, 나는 군내버스 타고 읍내로 가서 서울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구, 네가 따라올 수는 없어.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듣지 않는다. 뭐, 버스 타는 데까지 따라오려는 마음은 떠돌이 개 마음이지. 우리 동백마을부터 이웃 봉서마을까지는 지나다니는 차가 없다. 봉서마을에 이르니 큰길에서 지나가는 차가 있다. 큰길을 건너니 떠돌이 개는 더 따라오지 않는다. 멀거니 나를 바라본다. 그래, 너는 이곳에서 조용히 거닐면서 놀아라. 이곳이 가장 좋은 데야. 4347.2.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4-02-21 13:55   좋아요 0 | URL
아구, 이 녀석도 이젠 한솥밥을 먹는 식구인 줄을 아는군요~~
그런데 여전히 떠돌아 다니기는 해도, 이젠 함께살기님 댁에서 한솥밥도 먹고
머무르기도 하니 이젠 이름을 바꿔주심도 어쩌실지요~
'네맘대로야'라든지 '홀가분 개'로요.ㅋㅋ
'떠돌이 개'라는 말이 어쩐지 조금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어서...소심하게
여쭙니다..^^;;

(보내주신, 도서관 소식지와 너무나 멋진 사진엽서들...너무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숲노래 2014-02-21 14:35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이에요.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아직 마땅한 이름을 짓지 못했어요.
어떤 이름이 좋으려나...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