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going moment’는 무엇을 뜻할까 헤아려 본다. ‘ongoing’은 ‘꾸준히 이어지는’을 뜻하고 ‘moment’는 ‘그때’를 뜻하니, ‘꾸준히 이어지는 그때’를 가리킨다고 할 만하다. ‘꾸준히’를 덜어 ‘이어지는 그때’라 해도 될 테지. 그러면, 무엇이 얼마나 왜 어디에서 이어지는가.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란 무엇인가. 어제 내가 한 일은 오늘로 이어지는가? 오늘 내가 하는 일은 어제와 안 이어지는가? 어제 보았던 모습은 오늘과 이어지는가? 오늘 보는 모습은 어제와 이어지는가? 한국에서 내가 하는 일과 브라질에서 지구별 이웃이 하는 일은 얼마나 이어지는가? 러시아에서 지구별 이웃이 본 모습은 일본에서 지구별 다른 이웃이 보는 모습과 얼마나 이어지는가? 제프 다이어 님이 쓴 책을 찬찬히 읽는다. 이녁 책을 번역한 한국사람은 《지속의 순간들》이라 이름을 붙인다. 한자말 ‘지속’은 ‘계속’을 뜻하고, 한자말 ‘계속’은 ‘이어짐’을 뜻한다. ‘무엇 + -의 + 무엇’처럼 적는 글투는 일본 글투이다. 일제강점기부터 물밀듯이 들어온 일본 글투는 그무렵 지식인 손을 거쳐 오늘날까지 백 해에 이르는 나날 동안 깊이 뿌리를 박는다. 이런 글투를 일제강점기 아닌 1800년대 옛사람한테 들려주거나 1700년대 옛사람한테 보여준다면, 이 나라 옛사람은 이런 글이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예부터 이 나라에서 살아온 사람은 밥을 먹고 똥을 눈다. 서양사람은 빵이나 감자를 먹고 똥을 눈다. 밥이든 빵이든 목숨을 살리는 먹을거리이다. 어느 겨레나 서로 사랑을 나누어 아이를 낳고, 따사롭게 아이를 돌본다. 먼먼 옛날부터 고이 흐른다. 오랜 옛날부터 찬찬히 이어진다. 제프 다이어 님은 이녁 삶자리에서 이녁 이웃이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를 꾸준히 잇는다. 우리는 우리 삶자리에서 우리 이웃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꾸준히 이을 만하겠지. 그나저나, ‘the ongoing moment’인데, 왜 한국책에 ‘순간들’이라고 책이름을 붙였을까? 알쏭달쏭하다. 4347.2.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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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의 순간들
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 사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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