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새롭게 고쳐쓴 《지상에 숟가락 하나》라고 하는 《똥깅이》를 읽는다. 왜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야 할는지 잘 모르겠다. 여느 어른이 읽을 만한 책이라면 청소년도 읽을 만해야 하지 않을까.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려 한다면, 새로운 작품을 써야 알맞지 않을까. 제주섬에서 일어난 일을 차근차근 적바림하는데, ‘부연 설명’ 같은 글이 죽 이어진다. 너무 ‘청소년 눈높이’를 따졌다고 할까. 청소년 스스로 헤아리고 살피며 읽도록 쓰면 될 노릇인데, 너무 ‘친절하구나’ 싶다. 청소년은 코흘리개 아이가 아닌 만큼 스스로 숟가락을 쥐어 밥을 퍼서 먹는다. 청소년쯤 되면 스스로 밥을 지어서 먹을 줄 알아야 한다. 청소년이라서, 요즘 아이들이라서, 1940∼50년대 이야기를 못 알아듣지 않는다. 청소년이거나 요즘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찾아보고 살펴보면서 지난날 발자국와 삶자락을 톺아보기도 한다. 교훈이나 역사지식은 살며시 내려놓고, 현기영 님이 제주에서 나고 자라며 겪고 즐긴 삶을 도란도란 이야기꽃으로 피우기만 하면 넉넉하리라 느낀다. 4347.2.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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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깅이- 청소년을 위한 <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 지음, 박재동 그림 / 실천문학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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