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허드슨
노래를 듣는다. 밤하늘을 밝히는 수많은 별들과 같은 노래를 듣는다. 커다란 별이 있고 조그마한 별이 있다. 다만, 지구에서 멀리
떨어졌으면 조그맣게 보이고, 지구와 조금 더 가까우면 크게 보인다. 나는 어느 별이든 좋다. 이 별빛이 그득하여 시골집이 한결 포근하고
사랑스러운걸.
아이들과 함께 볼 영화를 미리 본다. 미리보기를 하고서 보면 재미가 덜하지만, 아이들과 보는데 갑자기 뚱딴지 같은 모습이 나오면
큰일이니까. 그런데 오늘 밤에 보는 〈드림 걸즈〉라는 영화는 퍽 남다르다. 그래서, 이 영화에 나오는 ‘에피’라고 하는 배우가 누구인가를
찾아본다. 이름은 ‘제니퍼 허드슨’이라고 하는데, 얼마 앞서 무척 아픈 일을 겪기도 했단다. 영화 〈드림 걸즈〉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단다.
아이들 자는 곁에서 나지막하게 노랫말을 곱씹는다. 〈I am changing〉과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을 듣는다. 이 목소리는 무엇일는지, 이렇게 깊이 후벼파는 소리는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가만히 헤아린다. 영화에서 제니퍼
허드슨이라는 분은 뒤로 밀렸고, 삶에서도 그러했다 하는데,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사람들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반짝이는 별빛
같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삶도 글도 사진도 살림도 밥도, 여기에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와 꽃 한 송이도, 모두 사랑으로 이루어진다고.
4347.1.2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