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1.13. 작은아이―첫 동그라미
작은아이가 제법 모양 잡히는 동그라미를 처음으로 그린다. 그러고 나서 동그라미에 무언가 슥슥 넣는다. 척 보아하니 사람을 그렸다. 동그라미가 사람이요, 안에 넣은 슥슥은 눈이지 싶다. 큰아이를 떠올리면 한 해 늦은 셈일까. 그래도 작은아이가 이만큼 혼자서 동그라미와 슥슥 두 가지를 그리니 대견하다. 큰아이는 동생이 그린 동그라미를 보고는 “동그라미 그렸네. 이제 네모 그려 볼래? 네. 모.” 하고 말한다. 벼리야, 네 동생은 동그라미를 그리는 때이지 네모를 그릴 때가 아니란다. 큰아이는 작은아이 그림종이에 네모를 커다랗게 그려 준다. 이런, 그렇게 동생 그림에 함부로 끼어들면 안 돼. 너도 동생이 네 그림에 끼어들면 안 좋아하잖니? 동생은 동생 나이에 맞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손가락 놀리면서 그림을 그린다고. 그러니, 동생을 도와주려는 뜻만 마음속에 담고 동생이 스스로 그리도록 기다려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