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187 : 습(習)
학습도 습관 들이기가 중요하지만, 삶의 전반이 어떤 ‘습(習)’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현병오-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2013) 139쪽
‘학습(學習)’이란 배우는 일을 가리킵니다. ‘배움’이나 ‘배우기’로 손봅니다. “습관(習慣) 들이기가 중요(重要)하지만”은 “버릇 들이기가 중요하지만”이나 “버릇을 잘 들여야 하지만”이나 “버릇을 잘 들여야 되지만”으로 손질하고, “삶의 전반(全般)이”는 “삶에서 두루”로 손질하며, “인생(人生)의 성패(成敗)가”는 “삶이 잘 되고 안 되고가”나 “삶이 뜻한 대로 되고 안 되고가”로 손질해 줍니다. “달려 있다고”는 “달렸다고”로 바로잡고, “좋을 것이다”는 “좋다”나 “좋으리라”로 고쳐씁니다.
‘습(習)’은 한자입니다.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사람이 쓰는 말이 아니고, 한국사람이 쓸 만한 말이 아닙니다. ‘습관’을 줄여서 ‘습’이라 쓰기도 하지만, 한자 뜻 그대로 ‘익히다’나 ‘배우다’를 가리키려고 쓰기도 합니다.
‘습(習)’을 어떻게 들이느냐
→ ‘버릇’을 어떻게 들이느냐
→ 어떤 버릇으로 배우느냐
→ 어떤 몸가짐으로 배우느냐
→ 어떻게 배우느냐
…
배우기에 ‘배운다’고 말합니다. 삶이기에 ‘삶’이라 말합니다. 이 보기글을 살피면, ‘삶’과 ‘인생’이라는 낱말이 함께 나옵니다. 둘은 같은 낱말입니다. ‘습관’과 ‘습’을 같은 뜻으로 함께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버릇’이라는 한국말은 안 씁니다.
아무래도 이 글은 어른한테 읽히려고 썼을 텐데, 이 글을 푸름이가 읽는다고 생각한다면, 또 어린이가 듣는다고 생각한다면 어떠할까 궁금합니다. 푸름이한테 이런 글투를 읽히면 아름다울까요. 어린이한테 이런 말투를 들려주면 즐거울까요.
여느 자리에서 쓰는 말투를 아이들이 물려받습니다. 어른들이 여느 때에 쓰는 말투를 아이들이 차곡차곡 이어받습니다. 아이들도 세 살 버릇을 잘 들일 노릇이요, 어른들도 서른 살 버릇이나 예순 살 버릇을 알뜰살뜰 곱게 여밀 노릇입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배울 때에도 버릇을 잘 들여야 하지만, 살아갈 때에도 어떤 버릇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따라 잘 되거나 안 되거나가 갈린다고 봐도 좋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