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74) 기림비

 

미국 내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최초로 세워진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에서 한 달간
《안세홍-겹겹》(서해문집,2013) 191쪽

 

  “미국 내(內)”는 “미국에 있는”이나 “미국에서”나 “미국땅”으로 다듬습니다. “최초(最初)로 세워진”은 “맨 처음으로 선”이나 “처음으로 세운”으로 손보고, “한 달간(間)”은 “한 달 동안”으로 손봅니다. 영어 이름이기는 하지만,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는 ‘뉴저지 팰리사이드 공원’으로 바로잡아야지 싶습니다.

 

 기림비
 기념비

 

  ‘기리’려는 뜻에서 세우기에 ‘기림비’입니다. ‘기념’하려는 뜻에서 세우면 ‘기념비(紀念碑)’가 됩니다. 한자말 ‘기념(紀念/記念)’은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함”을 뜻한다고 해요. 일본군 위안부가 되어 고단한 나날을 보내야 했던 분들을 되새기는 빗돌이라면 아무래도 ‘기념비’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기림비’는? 한국말 ‘기리다’는 “뛰어난 업적이나 바람직한 정신, 위대한 사람 따위를 추어서 말하다”를 뜻한다고 해요.


  한국말이냐 한자말이냐 하는 대목이 다를 뿐, ‘기리다 = 기념하다’입니다. 그런데, ‘기림비’라고 할 적에는 느낌이 살짝 다르지 싶어요. 훌륭하거나 아름다운 일을 추어서 말할 적뿐 아니라, 슬프거나 아픈 일을 돌아보거나 되새기는 자리에서도 ‘기리다’를 씁니다. 한국말사전 말풀이로는 이 대목까지 짚지 않으나, 사람들이 쓰는 말느낌을 살피면, ‘기리다’는 두 가지 모습을 고루 나타내요. 4347.1.13.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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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처음으로 선 뉴저지 팰리사이드 공원에서 한 달 동안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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