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1.11. 큰아이―책에서 옮겨적기

 


  날마다 글을 조금씩 익히는 큰아이는 만화책을 펼치면서 이래저래 궁금한 말이 많다. 그림으로 얼핏 알기는 하겠으나 말로는 알 수 없어서 자꾸 묻는다. 묻고 물으며 다시 묻는 동안 아이는 저한테 익숙한 글을 머릿속으로 외운다. 퍽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알려주기를 하다가, 이제부터는 그만두자고 생각한다. “벼리야, 이제부터는 네가 궁금한 말은 공책에 옮겨적어. 그러고 읽어 달라 하면 그때에는 읽어 줄게.” 큰아이가 열 칸짜리 깍두기공책을 펼친다. 창호종이문으로 스며드는 빛살에 기대어 한 글자 두 글자 또박또박 옮겨적는다. 공책을 들고 온다. 한 줄씩 읽어 준다. 또 적고 또 온다. 또 읽어 준다. 벼리야, 네가 스스로 공책에 글을 적어 보고 읽어 달라 해야, 그런 뒤 너도 스스로 읽어야 비로소 글을 익힐 수 있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양물감 2014-01-18 09:16   좋아요 0 | URL
또박또박 예쁘게 쓰네요.
우리집 아이는 초등1학년인데요, 한참 글배우기를 할 때 공룡책만 들고 다녔답니다.
여자아이인데도 공룡을 좋아해서 공룡이름을 기억하려니 글을 읽어야했고, 그렇게 글을 읽으니 자기가 그린 공룡그림에 글자를 쓰더라구요.
글쓰기도 재미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숲노래 2014-01-18 09:50   좋아요 0 | URL
여자와 남자라고 해서
딱히 무엇을 더 좋아해야 하거나 좋게 느끼는 틀은 없지 싶어요.
거의 다 부모가 아이한테 어떻게 다가서느냐에 따라 다르지 싶어요.
아이들한테는 선입관이나 편견이 없어서
무엇이든 다 좋아할 수 있는데,
둘레 어른들이 여자는 이것 남자는 요것
틀을 섣불리 나누거든요.

글을 배우는 길은 참 여러 가지로 많고,
그 길을 즐겁게 누리면 언제나 함께 웃을 수 있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