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들 책읽기

 


  아픈 사람은 무엇을 바랄까. 아파서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돈을 바랄까. 이름값을 바랄까. 드센 힘을 바랄까. 한 가지를 바란다면, 아프지 않는 튼튼한 몸을 바랄 테지. 씩씩하게 하루를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느긋하며 넉넉하게 하루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랄 테지.


  아픈 사람은 아픈 몸으로 어떤 책을 손에 쥘 만할까. 아픈 데에도 책이 손에 잡힐까. 아플 적에는 책방마실을 할 수 있을까. 아픈 몸을 붙잡고 글 한 조각 쓸 수 있을까.


  수없이 많은 책이 있다. 새로운 책은 꾸준하게 태어난다. 그런데, 이 많은 책들 가운데 아픈 이웃과 동무를 헤아리는 책은 얼마나 있지? 인문책은 얼마나 아픈 사람 곁에서 태어나지? 어린이책은 아픈 사람 넋을 얼마나 보듬을까? 시집이나 소설책은 아픈 사람들 마음을 얼마나 달래 주려나.


  기차에서 해롱거린다. 여관에 들어와 죽은 듯이 눕는다. 물 한 모금 마시기도 힘들다. 나는 어떤 책을 손에 쥘 만한가. 나는 모든 책을 잊고 자리에 드러누울 수밖에 없지 않나. 마음속으로 ‘아픔이여 찬찬히 사라져 주렴.’ 하고 빌밖에 없지 않나. 4347.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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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1-04 14:14   좋아요 0 | URL
아픔이 사라지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숲노래 2014-01-04 18:02   좋아요 0 | URL
네, 새해에는 평화와 사랑이 감돌기를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