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 한 그릇 훑어 준 어린이
두 아이가 까마중을 훑어 주어 아침밥 차리기가 한결 수월했다. 작은아이는 조금 훑다가 제 입에 집어넣기만 할 뿐이요, 이내 그만두고 다른 데 가서 논다. 큰아이는 혼자서 씩씩하게 그릇을 채운다. 큰아이는 까마중을 훑으며 입에 집어넣지 않는다. 곰곰이 돌아보면, 큰아이는 여섯 살로 접어들고부터 들딸기 먹을 적에 저 혼자 입에 넣지 않았다. 먼저 그릇에 소복소복 담고 나서 한 줌 그득 잡아서 먹었다. 이렇게 야무지고 멋진 아이가 우리하고 함께 살아가는구나 하고 날마다 새롭게 깨닫는다. “자, 밥 다 되었으니 들어와서 먹어라.” 4347.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