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읽고 한숨 쉬면서
나도 예전에 표절이나 도용 같은 일에 휘말린 적이, 그러니까 내 글과 사진을 누군가 표절과 도용을 해서 몹시 골이 아픈 적 있지만, 요 며칠 어느 만화작가한테 불똥이 떨어진 표절 말썽 때문에, 괜히 내 마음이 싱숭생숭하면서 아주 아팠다. 그분은 얼마나 아플까. 더욱이, 요즘 어느 한글단체 일을 거들면서 서울 공공기관 공문서 말투 다듬는 일을 하는데, ‘구명 부환’이라는 낱말을 보고는 아주 속이 터진다. 다른 자리에서는 터무니없다 싶은 영어를 잔뜩 쓰는데, 왜 ‘튜브’ 같은 영어는 안 쓰고 ‘부환’이라는 한자말을 쓸까. 너무도 알쏭달쏭하다.
그래도, 아주 차분하게 공문서 다듬기를 마쳐서 보내 주는데, 일을 다 마치고서 힘이 하나도 없다. 참말 이럴 때에 곁에 만화책이 없다면 쓸쓸하고 괴롭다. 만화를 그려 주는 분들은 우리한테 얼마나 마음빛이 되는지 늘 새삼스레 돌아본다. 만화 하나 읽으며 마음을 얼마나 싱그럽고 따사롭게 달래는지 참말 새롭게 되새긴다. 머리도 눈도 마음도 쉬자. 사랑과 꿈을 다시금 차근차근 북돋우자. 4346.12.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