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267) 공功 1 : 공을 들이다

 

가정의 행복은 가족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맺어지는 하나의 열매이다. 우리는 각각 이 귀중한 열매를 맺기 위하여 날마다의 공을 들여야 한다
《엘렌 지 화잇/왕대아 옮김-가정과 건강》(시조사,1950) 머리말

 

  한자말 ‘가정(家庭)’은 한국말 ‘집안’을 가리킵니다. 한자말 ‘행복(幸福)’은 한국말 ‘즐거움’을 가리켜요. 그러니, “가정의 행복”이란 “집안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나 “집안에서 피어나는 즐거움”을 나타내요.


  “가족(家族)들의 끊임없는 노력(努力)으로”는 “식구들이 끊임없이 애써서”나 “식구들이 끊임없이 힘을 쏟아”로 손질합니다. “하나의 열매이다”는 “열매이다”로 고쳐 줍니다. ‘각각(各各)’은 ‘저마다’로 다듬고, “맺기 위(爲)하여”는 “맺으려면”으로 다듬습니다. “날마다의 공을 들여야”에서는 토씨 ‘-의’를 덜어 “날마다 공을 들여야”로 다듬어 줍니다. ‘귀중(貴重)한’은 “귀하고 중한”을 뜻한다 하는데, 이 글월에서는 흐름을 살펴 “고운 열매”나 “좋은 열매”나 “아름다운 열매”로 다듬어 봅니다.


  외마디 한자말 ‘공(功)’ 뜻풀이를 보면 “(1) = 공로(功勞) (2) = 공력(功力)”처럼 나옵니다. ‘공로(功勞)’는 “일을 마치거나 목적을 이루는 데 들인 노력과 수고”라 하고, ‘공력(功力)’은 “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이라고 해요.

 

  날마다의 공을 들여야 한다
→ 날마다 힘을 들여야 한다
→ 날마다 힘을 쏟아야 한다
→ 날마다 땀을 들여야 한다
→ 날마다 온힘을 다해야 한다
 …

 

  힘을 들여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습니다. 땀을 들여서 고운 열매를 맺습니다. 사랑을 듬뿍 들여서 달콤한 열매를 맺습니다. 저마다 제자리에서 즐겁게 힘을 들이고 땀을 들이면서 즐겁게 삶을 짓습니다.


  조그마한 일을 하든 커다란 일을 하든 즐겁게 ‘힘’을 들입니다. 언제나 기쁘게 ‘땀’을 쏟습니다. 한결같이 ‘온힘’을 다하면서 하루하루 환하게 웃습니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온마음’을 바치는 동안 시나브로 예쁜 말빛이 흐드러집니다. 4337.7.4.해/4346.12.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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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피어나는 즐거움은 식구들이 끊임없이 애써서 맺는 열매이다. 우리는 저마다 이 고운 열매를 맺도록 날마다 힘을 들여야 한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11) 공功 2 : 공을 들였겠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나무를 관리하고 보살피느라 집 주인도 무척 공을 들였겠지만, 그 나무도 따뜻한 자신의 고향을 떠나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혹한에 견디며 적응하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유상준,박소영-풀꽃 편지》(그물코,2013) 149쪽

 

  ‘자신(自身)이’는 이 글월에서 덜어도 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나무를”이 아닌 “사랑하는 나무를”처럼 쓰면 돼요. ‘관리(管理)하다’는 ‘보살피다’를 뜻합니다. 그러니, 이 글월에서는 겹말입니다. “관리하고 보살피느라”는 “보살피느라”로 바로잡습니다. ‘집 주인(主人)’은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집임자’로 손질합니다. “나무도 따뜻한 자신(自身)의 고향(故鄕)을 떠나”는 “나무도 제가 태어난 따뜻한 곳을 떠나”나 “나무도 따뜻한 제 고향을 떠나”로 손보고, ‘이전(以前)에’는 ‘예전에’로 손보며, ‘경험(經驗)하지’는 ‘겪지’로 손봅니다. “혹한(酷寒)에 견디며 적응(適應)하느라”는 “추위를 견디며 살아가느라”나 “모진 추위를 견디며 지내느라”로 다듬어 줍니다.

 

 무척 공을 들였겠지만
→ 무척 땀을 들였겠지만
→ 무척 품을 들였겠지만
→ 무척 사랑을 들였겠지만
→ 무척 힘을 들였겠지만
→ 무척 애를 썼겠지만
 …

 

  보기글 끝쪽을 보면 “애를 썼을까요”라고 나옵니다. 이 대목처럼 앞쪽에도 “무척 애를 들였겠지만”이나 “무척 애를 썼겠지만”처럼 적으면 됩니다. 앞쪽과 뒤쪽을 살짝 다르게 적고 싶다면, 앞쪽에서는 “힘들 들였겠지만”처럼 적으면 돼요. 그런데, 사랑하는 나무를 보살핀다고 하니까, “사랑을 들였겠지만”처럼 적을 수 있고, “품을 들였겠지만”으로 적을 수 있어요. 4346.12.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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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무를 보살피느라 집임자도 무척 땀을 들였겠지만, 그 나무도 제가 태어난 따뜻한 곳을 떠나 예전에 겪지 못한 모진 추위를 견디며 살아가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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