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91] 성공과 실패

 


  잘 되면 잘 되었구나,
  안 되면 안 되었구나,
  언제나 빙그레 웃으면서 한 마디.

 


  두 아이 어버이로 살아가며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잘 하는 일이 있고, 아직 스스로 잘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큰아이는 돌쟁이 되기 앞서부터 단추꿰기와 양말신기와 옷입기를 비롯해 온갖 일을 스스로 하려고 무척 애썼어요. 제발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더 크면 어련히 다 할 수 있는데 굳이 안 그러도 된다 하지만, 아이는 어머니 아버지 안 보이는 자리에 살짝 숨듯 돌아앉아서 혼자서 무엇이든 해내려고 용을 썼어요. 이와 달리 작은아이는 무엇이든 해 달라고 떼를 씁니다. 같은 집 같은 아이인데 이렇게 몸가짐이 다르네 하고 느끼지만, 다 다른 사람들 다 다른 빛일 테지요. 그래, 작은아이더러 일부러 아무 손길 보태지 않고 아무도 안 쳐다보는 듯이 굴 때가 있어요. 너 스스로 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작은아이는 비로소 옷을 주섬주섬 꿰려고 용을 쓰다가 으앙 울고, 신은 이럭저럭 혼자서 뀁니다. 아이들은 실패를 겪으며 자랄까요? 아이들은 성공을 맛보며 자랄까요? 나는 이도 저도 아니라고 느낍니다. 아이들은 사랑을 느끼면서 사랑을 알고, 꿈을 꾸면서 꿈을 키워요. 성공이나 실패는 아무것 아닐 뿐 아니라, 성공이나 실패는 삶도 꿈도 사랑도 아니에요. 아이들한테 실패를 맛보도록 할 까닭 없고, 아이들이 성공을 느끼도록 할 일 없어요. 그저 즐겁게 웃으면서 함께 어울리고 살아가면 될 뿐이라고 느껴요. 4346.12.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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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23 07:39   좋아요 0 | URL
저도 두 남매 키우면서 같은 부모에게서 나왔는데 참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둘이 섞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욕심을 내볼 때도 있지만
다름을 인정하는 게 부모의 몫이 아닌가 싶어요.
따님들도 참 다르네요.

숲노래 2013-12-23 09:31   좋아요 0 | URL
서로 다르기에 새롭게 바라보면서
잘 어울리고
새롭게 배우기도 하면서
무럭무럭 잘 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