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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콩꽃잔치
섣달로 접어드니 고흥에서도 매섭게 바람이 분다. 어젯밤에는 차가운 눈과 비가 내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고흥에서는 그야말로 씩씩한 푸성귀와 풀과 나무가 많다. 이 겨울에도 눈을 맞으며 꽃송이 붉은 동백나무가 있는 한편, 찬바람에도 살랑살랑 노래를 베풀며 한여름 새 잎사귀와 꽃송이 터뜨리려고 울긋불긋 꽃망울 맺는 후박나무가 있다. 가시나무와 종가시나무도 겨우내 푸른 잎사귀에 단단한 꽃망울 건사한다.
나무는 기나긴 해 겨울나기를 하며 자란다면, 푸성귀와 풀은 해마다 새롭게 겨울나기를 한다. 섣달에 하얀 꽃망울 터뜨리는 콩을 본다. 올망졸망 모인 콩포기는 싯푸른 냄새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따사로운 시골에서 이 포근한 기운을 받아들여 모두들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자는 노래를 베푼다.
한겨울 고흥 텃밭에 흰콩꽃잔치 열린다. 누구나 와서 콩꽃을 누릴 수 있다. 찬바람에 손 비비면서 콩꽃을 즐길 수 있다. 눈발이 날리고 얼음 같은 비가 내려도 씩씩하게 꽃망울 터뜨리는 콩꽃잔치에 마실갈 수 있다. 4346.12.2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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