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같다고 할 만하지만, 곰곰이 살피면 쓰임새가 조금씩 달라요.

아주 똑같은 낱말이라면 '끄트머리'와 '끝머리'처럼 따로 쓰지는 않겠지요.

말밑은 같을는지 모르는데, 삶을 가누면서 차근차근

새로운 쓰임새와 뜻이 자리를 잡는구나 싶어요.

 

..

 

 

끝 1·끄트머리·끝머리
→ ‘끝’과 ‘끄트머리’와 ‘끝머리’는 모두 맨 뒤를 가리킵니다. 뜻은 똑같다고 할 만한데, 쓰는 자리는 살짝 달라요. “벼랑 끝에 서다”와 “벼랑 끄트머리에 서다”처럼 흔히 쓰지만 “벼랑 끝머리에 서다”는 딱히 쓰지 않아요. ‘끝’과 ‘끄트머리’는 모두 맨 뒤를 가리키지만, ‘끄트머리’는 끝보다 더 안쪽을 가리키는 느낌이에요. “골목 끝”과 “골목 끄트머리”도 모두 맨 뒤쪽을 가리키지만 ‘끄트머리’라는 낱말을 쓸 적에 한결 깊숙한 자리를 나타냅니다. 달리기를 하거나 운동 경기를 할 적에 “끝까지 힘을 내자”처럼 쓰지만 “끄트머리처럼 힘을 내자”나 “끝머리까지 힘을 내자”처럼 쓰지는 않아요. ‘끝’은 아주 넓게 아우르면서 쓰는 낱말이고, ‘끄트머리’는 끝 가운데 한결 깊숙한 안쪽을 가리키는 데에서 쓰고, ‘실마리’와 같은 뜻으로 쓰며, ‘끝머리’는 끝에서 한쪽 귀퉁이를 가리키는 데에서 따로 쓰곤 합니다.



1. 맨 뒤가 되는 때나 자리
 -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다
 - 벼랑 끝에 서서 바다에 뛰어든다
 - 이 골목 끝으로 가면 우체국이 있어요
 - 줄이 길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 끝까지 힘을 내어 달리자
2. 가늘고 긴 것에서, 또는 길게 내민 것에서 맨 뒤
 - 바늘 끝이 무딘지 잘 안 박힌다
 - 손가락 끝에 살짝 걸쳤어
3. 어느 자리에서 맨 위
 - 내 짝꿍은 이번 시험에 힘껏 애써서 끝까지 올라갔다


끄트머리
1. 맨 뒤가 되는 자리
 - 나무 끄트머리에 매달린 나뭇잎
 - 이 줄 끄트머리라도 잡자
2. 어떤 일을 푸는 것. ‘실마리’와 같은 뜻
 - 너무 어려운 일이라 끄트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끝머리
: 어떤 일이나 자리에서 맨 뒤
 - 짝꿍이 이야기 끝머리에 불쑥 한 마디를 했다
 - 책상 끝머리에 지우개를 놓는다
 - 공책 끝머리에 오늘 날짜를 적어 본다


 

(최종규 . 2013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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