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선물 보내 주신 보슬비 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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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는 마음

 


  선물이 옵니다. 지난 월요일 무렵, 서울 망우동에 계신 이웃님이 귤 한 상자를 보내 줍니다. 지난 금요일 무렵 인천에서 형이 귤 한 상자를 보내 줍니다. 어제 제주도 헌책방 사장님이 귤 한 상자를 보내 줍니다. 그리고, 어제 서울 상계동에 계신 이웃님이 책꾸러미에 아이들 장난감을 곱게 담아서 보내 줍니다.


  여섯 살 큰아이가 “내 가위 가져와서 열어 볼래.” 하면서 상자를 끌릅니다. 세 살 작은아이는 누나 곁에 붙어서 상자에서 무엇이 나오는지 지켜봅니다. 상자를 끌른 두 아이는 “오잉!” 하고 큰소리로 외치더니 “폴리다!” 하고 소리지릅니다. 지난 여러 달 동안 그림을 그렸다 하면 날이면 날마다 폴리를 그리고 놀던 큰아이인데, 그림으로 담는 폴리가 아닌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폴리 장난감입니다. 아아, 벼리야, 네가 그토록 그림으로 예쁘게 그리고, 빈 우유곽을 오려서 폴리 종이인형을 만들더니, 이렇게 너한테 폴리를 선물해 주는 고운 이웃님이 있구나. 네 마음이 바람 따라 꽃내음 싣고 저 먼 서울까지 날아갔는가 보구나.


  뽁뽁이로 꼼꼼하게 감은 폴리며 헬리이며 엠버이며 장난감을 꺼내어 풉니다. 장난감이 반들반들하네요. 이러면서 다친 곳 없이 깨끗하군요. 누가 갖고 놀던 장난감인 줄 척 알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 장난감 갖고 놀던 다른 아이가 무척 아끼면서 예뻐해 주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길이 잘 든 만큼 뻑뻑하지 않고, 아이들도 ‘헌’ 장난감에 깃든 손때를 헤아릴 수 있어요. 헌책방에 있는 ‘헌’책이 고이 사랑받은 책들이듯이, 다른 언니나 오빠나 형이 갖고 놀던 ‘헌’ 장난감이란, 이 장난감을 품에 안고 잠들기도 하던 긴 나날이 고스란히 서린 이야기꾸러미라고 느껴요.


  선물을 주는 마음이란 사랑을 주는 마음이라고 느낍니다. 선물을 받는 마음이란 사랑을 받는 마음이라고 느낍니다. 받을 사람이 있어야 선물을 주듯, 받을 이웃이 있어야 사랑을 주어요. 선물은 이리로 오고, 저리로 갑니다. 사랑은 이리로 오고, 저리로 가요. 찬찬히 돌고 돕니다. 차분히 흐릅니다. 아름다운 빛이 이야기 한 자락 되어 글로 태어나고, 사랑스러운 꿈이 이야기 두 자락 되어 책으로 거듭납니다. 벼리야, 보라야, 저기 서울 있는 쪽에 대고 인사해야지. 선물 고맙습니다, 하고. 4346.12.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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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8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8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18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12-19 08:56   좋아요 0 | URL
언제나 즐겁고 아름다운 하루 누리면서
예쁘게 웃으셔요~~~ 고맙습니다 ^^*

appletreeje 2013-12-19 12:02   좋아요 0 | URL
아유~~정말 벼리와 보라가 너무 좋아했겠어요~*^^*
정말 보슬비님의 마음이 그대로 아름답게 전해 오는,
즐겁고 반갑기 그지없는 선물이군요~!
참으로, 선물이란 서로서로 마음으로 바라보며 함께 나누는 '사랑'인 듯 합니다.*^^*

숲노래 2013-12-19 12:21   좋아요 0 | URL
주고받으면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샘솟는구나 싶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