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72) 삶그림

 

  이루고 싶은 일이 있어 그림을 그립니다. 차근차근 그림을 그립니다. 먼저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리니, 나한테 맨 먼저 ‘마음그림’이 태어납니다.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은 내 꿈이에요. 그래서 이 꿈은 ‘꿈그림’이기도 합니다. 오래오래 꿈그림을 품습니다. 언제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잘 모르지만, 즐겁게 가슴에 품어요.


  어느 날 문득 마음속으로 그리던 꿈이 내 삶에서 환하게 이루어졌네 하고 깨닫습니다. 처음 꿈을 삶에서 이룰 적에는 미처 느끼지 못합니다. 꿈을 삶에서 이루어 하루하루 지나다가 어느 날 불현듯이 알아채요.


  마음이 꿈으로 자라고 꿈이 삶이 되어요. 마음으로 빚은 그림이 아름다운 꿈그림으로 거듭나고, 이 꿈그림은 어느새 ‘삶그림’ 됩니다. 곧, 맨 처음에 마음속으로 그린 그림이란, 처음부터 삶그림인 셈이에요. 내 삶을 곱게 가꾸고 싶은 그림이요 빛이기에 삶그림이에요. 이러면서 ‘삶빛’이 될 테지요.


  고운 사랑을 마음에 품으면서 ‘사랑그림’을 그립니다. 내가 이루고 싶기도 한 사랑이면서, 내 둘레 이웃 누구하고라도 나누고 싶은 사랑이에요. 한솥밥 먹는 살붙이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하루입니다. 하루하루 즐겁게 살면서 어느새 ‘이야기그림’도 그리지요. 그림은 ‘노래그림’도 됩니다. 그림은 ‘놀이그림’도 되어요.


  그림을 그리는 삶은 즐거우면서 아름답습니다. 삶은 삶그림이면서 삶빛입니다. 삶놀이 되면서 삶노래 되어요. 삶을 짓고 삶을 나눕니다. 삶지기로서 삶을 누립니다. 사랑을 짓고 나눈다면 사랑지기 되어요. 꿈을 짓고 나누면 꿈지기 되어요. 노래를 짓고 나누면 노래지기 되고, 글을 쓰고 나누면서 글지기 되며, 아이지기도, 책지기도, 밥지기도, 숲지기도, 시골지기도, 마을지기도, 이야기지기도, 살림지기도 됩니다. 4346.12.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12-10 19:41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의 삶그림이 정말 좋습니다~
종이에다 그리신 그림들도요.^^
나중에 기회가 되시면 따로 조촐하고 어여쁜
전시회를 한 번 가지셨으면 하는 바램이 늘 들곤 해요~*^^*

숲노래 2013-12-10 23:53   좋아요 0 | URL
며칠 앞서 문득 '삶그림'이라는 낱말이 떠올랐어요.
그림들을 여기저기 다 붙여놓아서 ^^;;;;
그리고 여기저기 드리기도 하고~

참말, 나중에는 무언가 될는지 모르겠는데
아직은 다 그림이 어슷비슷하기만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