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책을 뒤집어 읽기도 하고 거꾸로 읽기도 한다. 옆으로 돌려서 읽기도 하고, 서로 마주보면서 읽기도 한다. 꼭 똑바로 들고 읽지는 않는다.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며 읽다 보면, 바라보는 자리에서 다 달라지는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글만 있는 책이라면 어디에서 바라보든 똑같다 할 만하지만, 같은 글이라도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면 글 모양이 다 다르구나, 글 모양이 이렇게 보이기도 하네, 하고 새삼스럽기도 하다. 그림이나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이라면 훨씬 다를 테지. 아이들은 온몸으로 책 하나를 읽고, 아이들은 온몸으로 삶을 부딪히며 날마다 새롭게 뛰논다. 4346.12.10.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