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선생님이 더 시끄럽다.
아니, 선생님이 시끄러우니
어린이집 아이들이 시끄럽다.
왜 이 어른들은 스스로 ‘선생님’ 될까.
왜 이 어른들은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부르지 못하며 ‘얘들아’ 하고
뭉뚱그리기만 할까.

 

순천서 부전으로 가는 기차에
노래가 흐르지는 않는다.
이리 떠들고 저리 소리지르는
어수선하게 귀 따가운
접시 깨지는 소리만 있다.

 

그런데,
어쩌면,
수십 수백 수천 숨결
한꺼번에 몰고 다니려면
이름 부를 틈이 없고,
다 다른 옷 입힐 수 없어,
한몫에 몰아 우르르
상자에 담아 똑같이 키우는
병아리로 만들어야겠지.

 


4346.10.1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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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12-09 06:47   좋아요 0 | URL
아!

숲노래 2013-12-09 09:29   좋아요 0 | URL
기차를 타고 먼길을 다닐 때면,
또 어디에서나 병아리옷 입힌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 볼 때면,
왜 이렇게 시끄럽고 어수선한가 하고 갸우뚱했는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통 속에 가두어야 하니까 그렇구나 하고...

희망찬샘 2013-12-13 07:02   좋아요 0 | URL
저의 이 짧은 감탄사의 의미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