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에

 


  마흔 번째 맞이하는 생일에 처음으로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어 ‘나를 낳아 주어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했다. 마흔 살까지 살았어야 이런 말을 아버지한테 인사할 수 있었을까. 우리 아이들은 저희 아버지인 나한테 이런 인사를 언제쯤 할 수 있을까. 그나저나 내 생일에 우리 집 다른 식구 세 사람은 아버지 생일인 줄도 모른다. 나도 장모님하고 처제가 내 생일이라고 축하한다며 전화를 하거나 쪽글을 보내 주어, 그래 오늘이 내 생일이었네 하고 생각했다. 미역국은 며칠 앞서 내가 손수 끓였고, 내가 끓이는 미역국이 곁님이 끓이는 미역국보다 한결 맛있다. 저녁에 이러저러해서 내 생일케익을 롤케익으로 산다며 면소재지 다녀왔는데 아무도 생일노래 불러 주려 하지 않아, 롤케익이랑 초는 아무 데나 던져 놓고, 나는 잠자리에 든다. 두 아이는 뽀로로게임을 한다며 저희끼리 논다. 4346.12.7.흙.ㅎㄲㅅㄱ

 

(최종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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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07 21:18   좋아요 0 | URL
아이쿠, 오늘이 함께살기님 생일이셨군요!
진심으로 마흔 번째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

오늘 함께살기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밝고 좋은 삶빛을 나누어 주심에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에, 그럼 못하는 노래지만.. 생일노래 불러 드리겠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함께살기님의
생일 축하합니다!~~" 자, 초의 불 훅, 끄셔요~

생일 축하 드립니다.^^

숲노래 2013-12-08 03:16   좋아요 0 | URL
에고... 쑥스럽습니다 ^^;;;

2013-12-08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12-08 03:17   좋아요 0 | URL
아아... 고맙습니다.
참 쑥스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