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70) 글읽기

 

이 마을이 대대로 글읽기를 숭상하고 예학을 중요시 여기는 풍습 때문이었다
《김명수-이육사》(창작과비평사,1985) 21쪽

 

  ‘대대(代代)로’는 ‘예부터’로 손볼 수 있고, ‘숭상(崇尙)하고’는 ‘섬기고’나 ‘높이 사고’로 손봅니다. “중요시(重要視) 여기는”은 겹말입니다. ‘중요시’는 “중요하게 보다(여기다)”를 뜻하거든요. 이 대목은 “중요하게 여기다”나 “중요하게 보다”나 “크게 보다”나 “높이 여기다”로 손질할 수 있는데, 앞쪽에 나오는 ‘숭상’과 같은 느낌이 돼요. ‘풍습(風習)’은 ‘삶’으로 고쳐쓸 만한데, 아예 덜어도 잘 어울립니다.

 

 글읽기
 학문

 

  오늘날에 ‘학문(學問)’을 한다고 하면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풀이처럼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힘”을 가리키는데, 지난날에는 ‘글을 읽으면서 차근차근 배웠’어요. 소리를 내어 글을 읽었고, 차근차근 글을 읽으면서 머리와 마음에 삶빛을 담았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쓰는 책에는 ‘학문’을 한다 할 적에 ‘글읽기’라는 말을 안 쓰지만, 꽤 예전에는 흔히 ‘글읽기’라는 낱말로 ‘학문’하는 사람을 가리켰어요. 다만, 오늘에 와서 ‘학문’을 이 낱말로 가리키자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글쓰기’와 함께 ‘글읽기’를 쓸 만해요. 한자말 ‘독서’는 ‘책읽기’로 걸러내어 쓰듯, 책을 비롯해 신문이나 인터넷이나 서류나 논문이나 여러 가지를 읽는 일은 ‘글읽기’라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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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이 예부터 글읽기를 섬기고 예학을 높이 여겼기 때문이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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