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33. 호미돌이 되어 (2013.11.23.)
호미를 들고 널판 콕콕 찍던 작은아이가 아버지 눈에 뜨인다. 어라, 아버지가 나를 지켜보았네? 멋쩍게 웃고는 호미를 어깨 위로 올리며 가만히 섰다가 슬금슬금 흙땅으로 걸음을 옮긴다. 늘 파며 노는 마당 한쪽을 호미로 콕콕 찍는다. 그래그래, 호미로 나무를 찍지는 말자. 호미로 널판이나 평상을 찍지는 말자. 호미는 풀을 콕콕 쪼아서 잘게 부수는 연장이란다. 흙을 파야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