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11.12. 큰아이―노래 적어 줘
큰아이가 문득 “이마에 땅방울” 노래를 적어 달라 말한다. 차츰 한글을 깨치는 요즈음, 이 노래를 어떻게 쓰는지 궁금한가 보다. 그래서, 노래이름 “개구쟁이 산복이”부터 적고, 하나하나 반듯반듯 적바림한다. 큰아이가 그림 그리다 말아 뒹구는 종이를 찾아서 적는다. 다 적고 나서 큰아이와 하나씩 짚으면서 노랫말을 되새긴다. 이렇게 하다가 한 군데 잘못 적은 곳을 깨닫는다. 미안하구나, 틀린 데 없이 적어야 보기 좋은데. 그런데 이렇게 적어서 하나씩 짚는데에도 “이마에 땀방울”을 “이마에 땅방울”로 읽는다. ‘ㅁㅇ’ 받침이 아이한테는 어려운가? 그러고 보면, ‘강남콩’을 ‘강낭콩’으로 바꾸어 쓰는 한글맞춤법이다. 이리 바꿀 까닭이 없는데, ‘ㅇㅇ’ 사이에 ‘ㅁ’이 끼면 소리내기 안 좋다면서 갑작스레 이리 바뀌었다. 아이들이 퍽 어릴 적에는 소리내기가 어려울는지 모른다. 그러나, 말을 글로 바르게 적으면서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 으레 누구라도 올바로 말하고 알맞게 적을 줄 안다. 소리가 새거나 때로는 틀리게 말하는 모습이란 귀엽지 않은가. 모두들 이렇게 소리가 새는 말투로 말하다가 천천히 천천히 제자리를 잡으면서 무럭무럭 자랄 텐데.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