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76] 박 사랑꽃
대만에서 태어나 살다가 한국으로 와서 살아간다는 어느 분이 텔레비전에 나옵니다. 이녁 이름은 ‘박애화’라고 합니다. 이름이 참 곱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애화’란 ‘사랑꽃’을 한자로 적은 말인 줄 깨닫습니다. “박 사랑꽃”이로군요. 대만에서 태어났으니 이분 어버이는 한자로 이름을 지어 주었겠지요. 대만사람이건 중국사람이건 대만말과 중국말은 한자로 적으니까요. 그러면, 이분 어버이가 한국사람이라면 어떤 이름을 지어 줄 만할까요. 사랑스러운 딸을 낳은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떤 이름을 붙여서 부를 때에 즐거울까요. 첫째 아이한테 ‘사랑꽃’이라는 이름을, 둘째 아이한테 ‘마음꽃’이라는 이름을, 셋째 아이한테 ‘웃음꽃’이라는 이름을, 넷째 아이한테 ‘노래꽃’이라는 이름을 나누어 줄 수 있어요. 아이들은 이 이름을 곱게 받아들여 젊은 나날 누리고 할매 할배 되는 때에도 고운 이름에 서린 고운 넋을 둘레에 기쁘게 베풀 만합니다. ‘애화·정화·소화·가화’가 아니어도 아리땁습니다. 4346.11.1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