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으로 서재도서관

 


  내가 읽은 책이 하나둘 모여 서재가 된다. 내가 읽은 책을 그러모은 서재가 어느덧 도서관이 된다. 서재란 도서관이다. 도서관이란 서재이다. 스스로 알뜰히 건사하는 책을 둔다. 스스로 사랑스레 돌보는 책을 읽는다. 아름답게 생각하고 싶어 책을 읽는다. 사랑스럽게 삶을 살찌우고 싶기에 책을 보듬고 돌본다. 이 땅에 백 사람 있어 저마다 백 가지 책을 일구어 서재에 갖추면, 이 책들은 이녁 삶을 한결같이 살찌우는 밑앎 되고, 밑넋 되며, 밑바탕 된다. 이웃끼리 서로 드나들면서 나와는 사뭇 다르면서 아름답게 가꾸는 서재이자 도서관을 누리고, 내 서재이자 도서관을 이웃한테 활짝 열어 내가 남다르게 일구는 책빛을 보여준다.


  공공도서관 넉넉히 있어 이 땅 책들 오래도록 보살필 수 있으면 좋으리라. 여기에, 사람들마다 이녁 보금자리에 서재이자 도서관을 가꾸어, 오순도순 이웃마실 다니는 동안 새로운 책빛과 사랑스러운 책넋 주고받을 수 있으면 아주 아름다우리라.


  작은도서관도 좋다. 작게 여는 도서관도 좋다. 전문도서관도 좋다. 어느 한 갈래 책 살뜰히 모두는 도서관이란 더없이 빛난다. 여기에 아기자기한 서재도서관이 어느 집에서나 정갈하게 이루어진다면, 굳이 책마을이나 책도시 같은 이름이 없어도 되겠지. 책마을이나 책도시가 따로 있을 까닭 없다. 모든 마을이 숲마을이면서 사랑마을이요 책마을일 때에 즐겁다. 어느 도시이건 숲이 우거지고 사랑이 샘솟으며 책내음 물씬 풍길 때에 살기에 알맞다. 4346.11.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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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11-05 08:45   좋아요 0 | URL
나눔의 서재는 도서관이지만, 그렇지 못한 저의 서재는 서가일 뿐입니다. 님의 나눔이 부럽습니다.

숲노래 2013-11-05 09:09   좋아요 0 | URL
스스로 읽은 책으로 아름답게 살면
서재를 다른 사람이 구경하지 못하더라도
다 아름다운 책빛이 퍼지리라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