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바로 꽂아야지요 (도서관일기 2013.10.2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지난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책잔치에서 쓰던 걸개천을 몇 얻었다. 이 가운데 하나를 도서관 문간에 붙인다. ‘최종규의 책빛마실 출간기념회’라는 글이 적힌 걸개천이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책잔치 열 해를 지나며 내 이름 석 자 들어간 걸개천은 처음 나온다. 지난 열 해 동안 책방골목 책잔치 걸개천은 모두 모았는데, 올해에도 책잔치 걸개천은 나만 건사한 듯하다. 앞으로 몇 해쯤 더 지나 열다섯 돌이나 스무 돌쯤 맞이하는 책잔치에는 이 걸개천을 모두 가지고 가서 죽 늘어놓으면 무척 재미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아무튼, 도서관 문간에 노란 빛깔 걸개천을 길게 드리우니 한결 해사하다. 그야말로 날마다 조금씩, 하루하루 새롭게, 이것저것 붙이고 손질하고 보듬으면서 도서관살림 북돋운다.


  큰아이가 책꽂이 한쪽을 보다가 “책을 이렇게 꽂으면 어떡해요? 그림이 같은 책이 따로 떨어졌잖아. 제대로 꽂아야지요.” 하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림이 같은 책을 나란히 꽂아 준다. 그러고는 손가락 하나를 들고 살살 흔들며 “책을 바로 꽂아야지요.” 하고 말한다. 그래, 고맙다.


  도서관 일은 마치고 우체국으로 가려는데 탱자나무에 노란 탱자 열매 두 알 싱그럽다. 이제 따도 되겠구나 싶다. 하나 따고 둘 딴다. 두 알을 큰아이 손에 하나씩 얹는다. “뭐야?” “탱자.” “탱자? 먹어도 돼?” “음, 먹어도 되는데, 되게 실걸.” “셔? 음, 와 예쁘다. 벼리가 좋아하는 노란 빛깔이에요.”

 

  탱자 열매 내음이 고루 퍼진다. 이듬해에는 탱자 열매 얼마쯤 나올까. 고운 내음 듬뿍 맡은 뒤 이 열매를 뒤꼍에 심어 볼까 싶다. 탱자나무 가시가 울타리 되어, 우리 집 뒤꼍에 아무나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도록.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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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3-10-2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빛마실' 출판 축하드려요~
그런데 아직 인터넷 서점으로는 출간이 되지 않았나봐요. 혹시 해서 찾아봤는데, 책정봐 없네요.

숲노래 2013-10-29 21:26   좋아요 0 | URL
네, 인터넷으로뿐 아니라 부산 지역 책방에도 따로 없고,
아직 보수동 책방골목에서만 만날 수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