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여치 베짱이 풀무치 귀뚜라미
함께 살아가는 풀밭에는
방동사니 고들빼기 쑥 민들레
사이사이
사마귀 고개 내밀고
개구리 노래 한 마디.

 

가랑잎 구르는 마당에
동백꽃 몽우리 차츰 굵고
찬바람에 힘 잃는 잠자리 하나
붓꽃 씨주머니에 앉아 쉰다.

 

겨울에는 거미도 개미도
고이 잠들까.

 

이슬 내린 풀밭은
열 시를 넘으며 따뜻하다.
나락 베어 빈 논 그득하다.
고샅마다 한길마다 나락내음 감돈다.

 

시월은 노란 동이 트며
누런 들숨 햇밥으로 먹는 달,
가을볕 머금은 골짝물 반짝반짝 차갑다.

 


4346.10.14.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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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20 11:51   좋아요 0 | URL
<가을날>을 읽으며 마음이 참 좋습니다.
눈으로도 읽고, 소리 내서도 읽으니 더욱
가을날의 모습이, 골짝물처럼 반짝반짝 하네요~*^^*

숲노래 2013-10-21 08:06   좋아요 0 | URL
가을이 무르익는 요즈음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모두들 따사로운 마음 되기를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