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새옷 좋은 어린이
날마다 조금씩 키와 몸이 자라는 큰아이가 여섯 해째 겨울을 맞이한다. 날이 폭한 전남 고흥에서 지내니 그리 걱정하지 않으며 곧 겨울이 오겠네 하고 생각하는데, 인천에 계신 헌책방 할머님이 큰아이 새옷 한 벌 선물해 주신다. 큰아이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소포꾸러미를 끌르는데, 큰아이는 처음부터 제 것인 줄 알아차린 듯하다. 상자에서 옷을 꺼내면서도 ‘어머니 옷이야.’ 하고 말했는데, 꼭 저한테 맞는 옷인 줄 알고는 웃음이 그치지를 않는다. 그래, 네 옷이란다. 네 새옷이란다.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할머님이 보내준 옷이란다. 4346.10.1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