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22. 우리 집 대문호박 2013.9.28.
우리 집 대문 위로 타고 넘어온 호박넝쿨에서 호박알이 맺힌 뒤 언제 따면 좋을까 하고 오래 기다렸다. 날마다 군침을 흘리며 손꼽았으니 오래 걸린 셈이지만, 날짜를 헤면 보름쯤 되었지 싶다. 얼마나 굵을 수 있을까, 얼마나 클 수 있을까, 얼마나 야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드디어 대문호박을 낫으로 톡 끊기로 한 아침이다. 고운 볕 받으며 활짝 벌어지는 호박꽃을 바라보며 커다랗고 굵은 호박을 끊는다. 워낙 굵어 손으로 비틀어 따지 못하고 낫으로 끊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대문호박 열리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