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꼐 살아가는 말 163] 집술

 


  전라남도 고흥군 포두면 오취섬 조그마한 가게에서 동동주를 팝니다. 조그마한 가게를 꾸리는 할매가 이녁 집에서 손수 빚는 술입니다. 집에서 빚으니 ‘집술’이지요. 예전에 나라에서는 이런 술을 ‘밀주(密酒)’라고 깎아내렸어요. 몰래 빚는 술, 곧 ‘몰래술’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그렇지만, 술을 빚든 떡을 빚든 두부를 빚든 무엇을 빚든, 손수 흙을 일구어 거둔 곡식으로 빚을 뿐입니다. 나라에서 허가를 하거나 말거나 할 일이 아닙니다. 단술을 담거나 김치를 담가 먹거나, 집살림 꾸리는 사람이 스스로 즐겁게 하는 일입니다. 요사이에는 바깥에서 사다 먹는 것이 부쩍 늘어, ‘집밥·집두부·집떡·집만두’처럼 따로 ‘집-’이라는 앞머리를 붙여야 집에서 손수 차려 먹는 무언가를 제대로 가리킬 수 있습니다. 집살림 돌보는 집일꾼이 집논과 집밭에서 일군 곡식을 갈무리해서 집식구와 즐기려고 집술을 빚는다, 이렇게 말해야겠지요. 4346.10.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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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01 09:42   좋아요 0 | URL
전라남도 고흥군 포두면 오취섬 조그마한 가게에서 할머니가 손수
빚으신 동동주는 무척 만난 술이 될 듯 합니다~*^^*
이거 10월의 첫날 아침부터, 집술과 집두부와 집만두가...^^;; ㅎㅎ

숲노래 2013-10-01 09:52   좋아요 0 | URL
읍내나 면내 막걸리는 한 통에 2500원이지만, 그 할매 동동주는 5000원이에요. 가끔 그곳까지 자전거를 달려 두 통씩 장만하곤 하는데, 그 섬(이 아닌 섬)에까지 자전거로 다녀오는 데에 한 시간 반 즈음 걸리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