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시골자전거
들일을 나가며 천천히 자전거를 몬다. 여름에는 삽을 자전거에 끼워 들일을 나가고, 가을에는 낫 한 자루 끼워 들일을 나간다. 때로는 할배가 할매를 뒤에 태워 함께 들마실을 간다. 시골자전거는 봄에는 봄빛을 누리고, 가을에는 가을볕을 즐긴다. 흙 묻은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흙 묻은 발로 발판을 구른다. 시골자전거는 흙빛이 된다. 흙내음을 맡고,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천천히 달린다. 4346.9.2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고흥 골목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