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21. 쑥꽃에 앉은 여치 2013.9.21.
날마다 쑥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푸른 빛깔에서 차츰 푸르스름하게, 머잖아 누르스름하게 달라질 쑥대에 돋는 옅붉은 쑥꽃 사이에 가만히 앉은 여치를 만난다. 너도 우리 집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잖고 풀노래 들려주는 숱한 풀벌레 가운데 하나로구나. 너는 우리 집에서 어떤 풀을 맛나게 먹니? 너는 우리 집에 네 동무와 살붙이가 얼마나 있니? 이 가을 고요하면서 따사롭게 누리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