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한가위 선물―풀 (2013.9.18.)

 


  셋째 작은아버지는 풀을 잘 모르리라 느낀다. 그래서 문득 ‘풀’을 그리기로 한다. 풀이 없다면 밥을 못 먹고, 풀이 없다면 고기도 못 먹는다. 돼지나 소한테 사료를 먹인다 하더라도, 사료를 얻자면 풀이 있어야 한다. 곰곰이 따지면, 바다에서건 뭍에서건 풀이 자라야 모든 목숨이 살아간다. 풀은 해와 비와 바람과 흙이 있어야 살아간다. 서로가 서로한테 기대고,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 풀과 나란히 나무를 살뜰히 보듬으면서 삶을 알뜰히 일구실 수 있기를 비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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