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빙글빙글 날기 (2013.9.15.)

 


  크레용을 새로 장만한다. 작은아이가 크레파스를 꽤 많이 씹어먹는 바람에 쓸 만한 빛깔이 많이 사라졌다. 서울마실 하는 김에 빛깔 많은 크레파스를 사려고 조금 큰 문방구에 들렀는데, 가게 일꾼이 크레파스라 하며 건넨 것을 시골에 돌아와서 뜯으니 크레용이다. 어쩐지 값이 비싸다 했더니 왜 크레파스 아닌 크레용을 주었을까. 아무튼, 새 크레용을 마루에 펼치고 큰아이와 작은아이와 나란히 엎드려 그림을 그린다. 아버지는 오늘 빙글빙글 춤추며 날아가는 물방울을 그린다. 이 물방울 자국을 따라 나비랑 제비랑 꽃이랑 나무랑 빗물이랑 달이랑 별을 올망졸망 집어넣는다. 물방울이 날며 남긴 발자국을 점으로 찍느라 품이 많이 들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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