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아이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쓴다. 이 글을 사람들이 얼마나 잘 알아듣거나 헤아리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우리 아이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쓴다. 날마다 새롭구나 하고 느끼니, 날마다 아이들 이야기를 쓰고, 언제나 새삼스럽구나 싶어, 언제나 ‘똑같은 글감’을 새삼스럽게 쓴다.

  아이들 돌보면서 무릎이 시큰거리고 발뒤꿈치가 저리다. 아이들 밥을 차리고 옷을 빨아 입히면서 손목이 아프며 등허리가 결린다. 아이들 자전거에 태우고 장보러 다니고, 아이들 이불을 빨고 널고 하면서 팔뚝에 힘이 다 빠지고 어깨가 뻑적지근하다.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무슨 글을 쓸 적에 즐거울까. 아이와 살아가는 어버이는 이제껏 어떤 글을 썼을까. 너무 바쁘거나 힘들어 아무런 이야기를 못 쓰는 사람이 훨씬 많지 않을까. 이냥저냥 집일 조금 거들고는 기나긴 글을 쓰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몸 구석구석 아프고 고단하다. 그런데 아이들은 참 잘 논다. 씩씩하게 뛰고, 튼튼하게 노래한다. 얘들아 너희들 늦게까지 안 잘 테면 아버지 먼저 누울래. 너희들 자고프면 그때 자렴. 4346.9.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글쓰기 삶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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