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을 ‘느낌(뉘앙스)’을 살펴 갈무리한 조그마한 국어사전을 1993년에 엮은 임홍빈 교수가 2006년에 고침판을 내놓았다. 열세 해에 걸쳐 한국말을 더 살피고 견준 끝에 내놓은 아기자기한 국어사전이다.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제대로 안 가르칠 뿐 아니라, 슬기롭게 배우려 안 하는 흐름을 살핀다면, 이 국어사전은 무척 값지며 훌륭하다. 그런데 2006년 고침판 1쇄를 내고 2013년에 비로소 고침판 2쇄를 찍은 《서울대 임홍빈 교수의 한국어사전》을 사서 읽다 보니, 1993년 것하고 달라진 대목은 ‘한자말’이 부쩍 늘었다. ‘한국말 아닌 한자말’하고 ‘한국말’을 견주는 느낌풀이가 좀 지나치게 많다. 한편, 한국말과 한국말을 마주 놓고 느낌풀이를 할 적에, 풀이말이 무척 어렵다. 전문용어나 학술용어라 할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느낌풀이를 어렵게 달아서야 이 국어사전을 펼쳐 한국말을 한결 슬기롭거나 깊게 톺아보기는 힘들겠구나 싶다. ‘가엾다’와 ‘불쌍하다’가 어느 대목에서 다르고, ‘늦추다’와 ‘미루다’를 알맞게 쓰도록 북돋우는 이야기는 아름답다. 그런데, ‘외우다’와 ‘암기하다’를 왜 견주어야 할까? ‘주다’와 ‘전하다’를 굳이 견주어야 할까? ‘머무르다’와 ‘멎다’를 곰곰이 살피는 대목은 돋보이지만, ‘떨다’와 ‘진동하다’를 애써 견주는 대목을 보면, 임홍빈 교수는 ‘느낌’을 살피는 대목은 생각할 줄 알지만, 막상 이런 느낌말을 ‘뉘앙스’라는 외국말로 가리키곤 했으니, 아직 반쪽짜리로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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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사전- 서울대 임홍빈 교수의
임홍빈 지음 / 랭기지플러스(Language Plus)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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