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8] 필수과목

 


  일본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외발자전거 탄다.
  한국서는 서너 살 어린이조차 스마트폰 만진다.
  아이가 배울 삶이란 사랑과 꿈과 이야기일 텐데.

 


  학교에서 국민윤리나 철학이나 도덕이나 바른생활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밥하기와 살림하기와 아이돌보기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고 생물과 과학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사랑과 꿈과 이야기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 종교 과목이 있거나 예배 수업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마음을 다스리거나 생각을 북돋우도록 조용하고 차분하게 흐르는 한때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헤엄치기를 배우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이웃사랑을 배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자전거를 손질하며 즐겁게 타는 삶을 누리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걷고 뛰고 달리고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빛을 즐기지 못합니다. 필수과목을 살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마음이 하나도 안 생깁니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한테 외발자전거를 가르치는데, 한국에서는 어린이가 무엇을 보고 느끼며 배우도록 하는가요. 4346.8.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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