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작은아이 오줌바지

 


  작은아이가 어제오늘 앓으면서 잠을 잘 적마다 바지에 쉬를 눈다. 이제 작은아이는 낮기저귀도 밤기저귀도 다 뗄 무렵이다만, 몸이 아프고 보니 아이 스스로 오줌을 어찌하지 못하는구나 싶다. 낮잠을 자다가도 깔개를 흠뻑 적시고, 밤에는 여러 차례 깔개를 이곳저곳 적신다. 하는 수 없이 기저귀를 사타구니에 대는데, 한 시간 반에 한 차례씩 오줌을 눈다. 열두 시 사십오 분인데 기저귀와 바지 빨래가 벌써 석 장째 나온다. 이 밤 이 새벽 지나는 동안 오줌바지 두어 벌 더 나오려나. 아프니 아주 아기로 돌아가네. 아니, 고작 세 살인 작은아이인 만큼 앞으로 오래도록 아기라고 해야 맞으리라. 머잖아 네 기저귀 빨래는 아주 끝날 판이니 마지막으로 네 아버지한테 ‘아쉽게 보내는 기저귀 빨래’를 시키려는 뜻으로 받아들이마. 아침까지 네 벌이고 다섯 벌이고, 네가 누고픈 대로 오줌 누어라. 4346.7.24.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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