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까지

도서관 평생 지킴이 두 사람을 받아야

비로소

미국에서 공부하는 옆지기 배움삯과 이것저것

댈 돈이 된다.

 

만만하지 않네, 하고 생각하면서

왜 만만하지 않느냐 생각하다가

돈이 모이면 모이는 대로

돈이 못 모이면 못 모이는 대로

이제껏 요모조모 아이들과 함께

잘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

하는 생각을 품는다.

 

더위와 추위를 함께 먹느라 애먹는 큰아이

몸을 살피면서 이불깃 여미거나 부채질을 한다.

몸살 하루 앓고 튼튼하게 잘 노는 작은아이

땀이 나는가 안 나는가 살핀다.

 

마을 논개구리들

끔찍한 항공방제 여러 날 지났어도

용케 적잖이 살아남아

밤노래 들려준다.

 

우리 식구 잘 살아갈 길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아름다운 생각 품으며

즐겁게 하룻밤 누리며 새 하루 맞이하자.

 

도서관 합판 책꽂이마다 곰팡이 피어

원목 책꽂이로 바꾸어야겠구나 생각하는데,

뭐, 어느 일이든 안 될 턱이 있겠나.

 

찬물로 몸 한 차례 씻고

아이들 사이에 누워

두 아이 어루만지며 즐겁게 잠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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