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는 동생과 달라

 


  작은아이에 이어 큰아이도 하루 앓는다. 작은아이는 왜 앓았을까? 어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에 앓았을까? 큰아이는 오늘 마을빨래터를 청소하면서 물놀이를 할 적에, 너무 일찍 옷을 다 벗고 놀다가 춥다고 느껴 앓는구나 싶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바다에서나 빨래터에서나 물놀이 할 적에는 옷을 벗기지 않는다. 옷을 다 입고 놀도록 한다. 바다나 빨래터나 모두 되게 찬물이기에, 한여름에 더운 날씨라 하더라도 곧 몸이 차가워지니 옷을 벗지 않도록 하는데, 오늘 큰아이는 덥다며 일찍 알몸이 되어 빨래터에서 놀았다.


  큰아이는 자꾸 춥다 말한다. 그러다가 또 덥다고 말한다. 몸이 아프니 추울 테고, 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니 덥겠지. 물도 아무것도 못 먹겠다 하고 그저 드러눕겠다고 한다. 어제 앓느라 아무것 못한 작은아이는 오늘 아주 말짱하게 뛰논다. 누나가 앓건 말건 누나더러 왜 안 놀고 드러눕느냐고 자꾸 붙잡는다.


  잘 자자. 잘 자고 일어나자. 한숨 폭 자고 일어나면 너희 모두 씩씩하게 클 테지. 키도 크고 몸도 크면서 마음도 크는 어린이가 될 테지. 아픔 훌훌 털어내고 새 하루 맞이할 수 있기를 빈다. 농약이 퍼부어도 살아남아 밤노래 들려주는 개구리들과 함께 너희 모두 즐겁게 이 시골에서 맑게 웃을 수 있기를 빈다. 4346.7.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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