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6] 한 마디 말

 


  능금씨 심으면 능금나무 자라고
  부추씨 떨어지면 부추풀 돋으니
  씨앗 한 톨 온누리 어루만진다.

 


  어른들이 고운 말 즐겁게 쓰면, 아이들도 고운 말 사랑스레 쓴다고 느껴요. 어른들이 고운 말을 잊거나 즐겁게 주고받는 말빛을 잃으면, 아이들도 고운 말을 잊을 뿐 아니라 서로서로 즐겁게 말빛 주고받는 기쁨을 잊어요. 한 마디 말은 언제나 한 마디 말씨앗이에요. 두 마디 말은 늘 두 마디 말씨앗이고요. 능금씨 한 톨이 뿌리를 내려 우람한 능금나무 되고는 맛난 능금알 베풀듯, 곱게 나누는 말씨 한 마디는 아름다운 말나무 되어 온누리 따사롭게 보듬는 사랑스러운 말빛이 됩니다. 4346.7.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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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7-14 18:09   좋아요 0 | URL
장일순님의 <나락 한알속의 우주>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작은 나락 한알 속에서 우주를 보는 것, 씨앗 한톨 에서 온누리를 읽을 수 있는 것 말입니다.